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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열쇠구멍을 통해 어느 방을 몰래 들여다 보고있다. 나는 단지 그 방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만을 지각할 뿐, 나 자신을 의식하지 못한다. 나는 주체이고, 방안의 장면은 대상이다. 나는 방안을 바라보는 주체로서만 존재할 뿐, 나 자신을 대상으로 삼지는 않는다. 나는 세상의 중심이고, 물론 수치심도 없다.

그런데 갑자기 발소리와 함께 누군가 가까이 온다. 누가 나를 바라고보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나는 내 행동이 상스럽다는 사실을 깨닫고 부끄러워진다. 이때까지 자신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타인의 시선이 닿자마자 나는 열쇠구멍에 눈을 대고 구부정하게 숙이고 있는 추악한 내 모습을 인식한다. "

<시선은 권력이다>, 박정자, 기파랑


나는 언제나 자유롭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타인의 시선에 의해 움직여지는 암묵적 꼭두각시였다.

위 글을 읽는 순간, 얼마나 상스러웠는지를...  

2008/04/28 15:46 2008/04/2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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