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난히 마파람이 심했다.
맞은편에선 속도를 맘껏 즐기며 달리고 있는데,
이쪽에선 속도는 고사하고 힘들고 느리기만하다.
이런 때, 누군가의 뒤를 바짝 따라붙으면 훨씬 수월할 터다.
마침 종아리가 굵고 힘있어 보이는 분의 뒤를 따르게 되었는데,
역시 바람을 앞서 막아줘서 인지 수월하기 그지 없다.
차오르던 숨도 잦아 들고, 쥐가 날듯 아파오던 근육도 이내 좋아 졌다.
하지만, 그것도 그리 오래하지는 못할 일이다.
미안해 지기도 할 뿐더러, 죄지은 것 마냥 조용히 뒤를 따르게 되어 아는 사람이 아닌한
참으로 못할 짓 중의 하나니 말이다.
맞은편을 달리는 사람들은 즐거운 얼굴로 힘차게도 달린다.
제발 당장 돌아오는 길이 아니길.
당장의 편안함을 위해 누구의 뒤를 힘들이지 않고 따르는 것.
오늘도 그랬다.
누가 뒤를 따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 챘는지, 그 종아리 굵은 이는 갑자기 속도를 내 휑하니 앞서 달려 가 버렸다. 나와 상대가 되지 않는 이를 뒤 따랐기 때문일 터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것은 그렇게 떠나간 사실을 아쉬어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식... 그렇다고 혼자 저렇게 내 달리냐~...'
나의 힘으로
나의 길을
나의 속도로
가면 그 뿐인것을.
오늘은 전에 없이 종아리가 다 욱신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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