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옷

세상사는 이야기 | 2011/05/26 05:49 | by has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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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남의 옷을 동경하고 그 옷 입어보기를 갈망하며  살고 있습니다. 성공이라는 옷, 명예라는 옷, 권력이라는 옷, 뭐 이런것들 말이죠.  그런데 그 옷은 남의 옷이어서 저에게는 잘 맞지 안을 수도 있습니다. 좀 작을 수도 클수도 혹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지요.

저는 요즘 잘 맞지 않는 옷이 부쩍 늘었습니다. 살이 또 빠졌는지 대부분 바지가 헐렁하니 흘러내립니다. 벨트를 좀 바짝조이면, 바지가 접혀 옷입은 태가 영 나질 않습니다. 그렇다고 바지를 줄인다거나 새로 꼭 맞는 옷을 산다면, 다음번 원래의 상태로 몸이 돌아왔을 때, 입지 못하게 될 것이고, 아주 곤란한 상황 이지요.

옷의 원래 목적은 더위나 추위를 막고 더불어 우리의 몸을 적당히 가리는 정도 였지요. 하지만 그것이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신분도 나타내게 되었고, 개성도 나타나게 되었는데, 어느사이엔가 사람들은 그것을 통해 무엇이든 원하는 것이 된다는 착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마법의 옷처럼 무리해서라도 그 옷을 입게 되면 그렇게 된다고 말이죠.

과연 그런가 말이죠.
포장지를 생각하면 똑같은 결론을 얻게 됩니다.  내용물이야 어떠하든 포장을 잘 하면, 좋은 선물이 되나요. 내용물이 좋다면, 포장지야 어떠하든 상관이 없나요.

사람의 참됨은 옷에서 혹은 그사람의 배경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속에서 나오겠지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떠한 길을 걸어 왔는지, 어떤 길을 갈 것인지. 그 마음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는 그래서 중요합니다.

오랜 시간 좋은 마음을 갖기 위해, 마음을 돌아보고 인내하고 단련해 온 분들을 보면  얼굴이 참 다르다는 생각 많이 하게 됩니다. '마음의 창이 얼굴이다'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지 싶어지는 대목이지요. 저는 엘리베이터안 거울에 비춰진 제 얼굴을 자주 관찰합니다. 특히 저녁 퇴근길 제 얼굴은 무언가에 잔뜩 화가난듯 불만 가득한 얼굴에,  나 피곤해라고 직설적 언어로 광고를 하고 있지요.

그리고 가끔 스스로에게 웃어 줍니다. 거울 속 웃는 내 모습은 훨씬 보기 좋지요. 용기도 얻게 되구요, 위로도 받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를 발견하게 되지요.

거추장스럽지 않고 나를 잘 대변할 수 있는 옷. 사실 지금쯤은 찾았다 해야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나이가 이제 불혹 그리고 그것의 중반을 넘어서고 있으니 말이죠. 그런데, 제 중심이 다른곳에 있었는지 돌아보니 아직 제 옷은 아니더라 이말입니다. 죽을 때 입게 될 수의가 제 몸에 꼭 맞으려나...

이제 곧 세수를하고 아침식사를 하고 또 잘 차려 입고 나설 시간입니다. 오늘 제 모습이 어떨까 궁금합니다. 저는 간곳없고 허수아비 마냥 빈 옷만 오고 가는 시간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11/05/26 05:49 2011/05/26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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